밥상일기/밥상 위의 세상

감자 몇 알, 뼈도 없는 감자탕 - 시래기고기국의 진실

밥짓고 글짓는 엄마 2025. 5. 26. 11:11

 

이름이 전부는 아니다.

먹기편한 순살감자탕

 

 

 

 

아침으로 감자탕을 끓였다.
그런데 사실 감자는 몇 알 되지 않았다.
등뼈도 없다. 감자탕의 핵심이라는 그 뼈 말이다.

알고 보면 감자탕이라는 이름도,
감자가 들어가서 붙은 게 아니란 설이 있다.

 

 

 

 

순살감자탕의 순살고기, 시래기, 감자

 

 

 


옛날 사람들은 등뼈의 모양을 ‘감자같다’고 여겨
그 뼈를 푹 고아낸 국을 ‘감자탕’이라 부르기 시작했다고도 한다.

그러니 오늘 아침상에 오른 이 국은
이름만 감자탕이지, 내용물은 다르다.

대신 듬뿍 들어간 시래기,
냉장고에서 꺼낸 돼지고기.

엄밀히 말하자면, 시래기고기국이다.

 

 

 

 

2025.5.26. 아침밥상

 

 

 


이름과 실상은 언제나 같지 않다.
멋지게 붙여진 간판과, 속 빈 현실.
감자탕이라 부르지만 감자도 뼈도 없다면
우리는 무엇을 먹고 있는 걸까.

 

 

 

 

에피타이저과일(골드키위/오렌지)와 다른반찬들: 궁채들깨볶음,미역줄기볶음,들기름계란후라이

 

 

 


정치도 그렇다. 제도도 그렇다.
이름으로 위장된 많은 것들.

오늘 아침, 국은 맛있었다.
이름이 뭐든, 속은 든든했다.

하지만 그 든든함이 어디서 나왔는지,
그 본질을 잊지 말자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