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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블로그3

애호박전은 익어가는데, 누군가는 불을 꺼버립니다. 애호박을 썰었습니다.둥글고 얇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요.쌀부침가루를 살짝 묻히고 계란물에 적셔서달궈진 팬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았습니다. 팬 위에서 애호박전이 지글지글 익어가는 동안 옆에선 삼겹살김치찌개가 뽀글뽀글 끓고 있었습니다. 제법 따뜻하고 만족스러운 아침입니다. 애호박전은 타이밍이 중요합니다. 한쪽이 익었다 싶으면 얼른 뒤집어야 하고 너무 오래 두면 타버려요. 반대로, 조급하게 서두르면 속이 설익어 흐물흐물하죠. 그러니까 이건, 작은 타이밍의 예술입니다. 그런데 요즘 뉴스를 보면 마음이 어둡습니다. 준비된 법안들이 있습니다. 오랜 숙의 끝에 다듬어진 민생 대책들, 돌봄, 주거, 안전, 일자리 같은 삶의 문제들을 다룬 것들이죠. 이미 팬 위에 올려진 상태입니다... 2025. 5. 13.
소고기와 장어구이, 그 무엇보다 든든한 오늘 연휴의 밥상엔 가족의 안부가 있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누구는 연휴가 좋고, 누구는 연휴가 더 피곤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이런 날엔 먹는 게 제일이다. 오늘 밥상엔 소고기, 그리고 장어구이가 올라왔다. 기름기가 자르르 흐르는 장어 위에 간장 소스를 살짝. 불판 위로 지글지글 익어가는 고기에서 나는 소리는 마치 긴장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 같았다. 누군가는 “이제 진짜 시험 끝!“이라 외치며 고기를 연달아 집었고, 누군가는 “내일부터 다시 출근이야…” 하며 장어를 조용히 씹었다. 시험도, 일도, 인생도 고단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위로가 된다. 시험 끝, 현실 시작: 기운 내야 하는 시간 시험이 끝났다고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다. 대학 입시는 또 다른 시작이고, 공시생들의 여름은 이제부.. 2025. 5. 5.
영화<압수수색:내란의 시작>후기 - 썩은내를 파헤치고, 묵은지를 끓이다. 다큐멘타리라는 장르에 '긴장감'이 이렇게 잘 어울릴 수 있을까?은 뉴스타파를 향한 검찰의 압수수색을 중심으로,언론과 권력의 팽팽한 대결을 기록한 작품이다. "썩은내 나는 곳엔 압수수색이 필요하다." 영화은 시작부터 날것이다.서랍 속 봉트, 집어던지는 커피잔, 닫히지 않는 입,그리고 터지지 않는 진실.현실을 너무 잘 알아서 더 무섭고, 또 그래서 더 답답하다. 검찰, 권력, 청탁, 은폐...등장인물 대부분이 냄새난다.심지어 그걸 맡고도 못 본 척하는 자들이 가장 무섭다. "우리는 어디까지 말할 수 있는가?"은 이 질문을 묻는다.언론의 자유, 민주주의, 그리고 우리가 지켜야 할 진실은 무엇인지,이 영화는 밥상머리에서도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는 깊이를 가진 작품이다. "나는 .. 2025. 4.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