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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상일기/밥상 위의 세상

콩나물 한 봉지의 3가지 태도

by 밥짓고 글짓는 엄마 2025. 5. 15.

콩나물 한 봉지로 완성한 아침(콩나물요리 3가지)

 

콩나물 한 봉지

 

 

 

 

냉장고에 남아있던 콩나물 한 봉지.
양은 많지 않지만, 이걸로 아침 한 끼를 꾸려보기로 했다.
어묵콩나물국, 콩나물돼지불고기, 콩나물크래미무침.
서로 다른 메뉴지만, 공통된 재료 하나가 이 밥상을 잇는다.

 

 

 

 

콩나물 데쳐낸 물에 어묵국 끓이기. 여기 들어가는 콩나물은 빼두었다가 마지막에 넣기. 그래야 콩나물 아삭! 국물은 찐함!

 

 

 


어묵콩나물국은 조용한 국이다.
어묵이 낸 감칠맛 위에 콩나물이 더해져
국물은 맑고, 속은 따뜻해진다.
끓는 물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콩나물처럼,
조용히 중심을 잡아주는 맛이 있다.

 

 

 

 

미리 데쳐낸 콩나물을 양념해둔 돼지불고기볶아 익으면 넣어 빠르게 볶는다. 순식간에 완성! 물기도 안생김!

 

 

 


콩나물돼지불고기는 정반대다.
진한 양념과 고기의 기름진 맛 사이에서
콩나물은 아삭한 식감으로 균형을 잡아준다.
자극적인 맛을 중화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기 몫의 맛을 지켜낸다.

 

 

 

 

데쳐논 콩나물, 채썬 오이, 결대로 찢은 크래미, 소금,식초,깨소금넣고 무친다.

 

 

 


콩나물크래미무침은 마지막 방점이다.
식초를 약간 넣은 무침에
채 썬 오이, 찢은 크래미, 그리고 삶은 콩나물을 더해
상큼하게 마무리 짓는다.
기름지고 매운맛을 지나온 입안을 정리해주며
밥상의 끝을 부드럽게 닫아준다.

 

 

 

콩나물요리 3가지 - 어묵콩나물국, 콩나물돼지불곡., 콩나물크래미무침

 

 

 


한 가지 재료, 세 가지 맛.
콩나물은 어디에 들어가도 튀지 않지만,
항상 제 역할을 다한다.

 

 

 

 

콩나물 한 봉지로 차린 아침

 

 

 


조용하지만 중심을 지키고,
묵묵하지만 맛을 완성한다.

요즘 같은 시끄러운 세상에서,
이런 콩나물 같은 사람이
더 귀한 시대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