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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밥일기3

조용한 반찬이 제일 오래 간다, 두부처럼 오늘 밥상 , 조용한 결심 하나 두부를 세 가지로 준비했다. 배추와 함께 맑은 국물로 끓이고, 반은 지져서 간장 양념에 살짝, 나머지는 빨갛게 조려냈다. 모양은 달라도, 맛은 달라도, 두부는 늘 자기 자리를 지킨다. 어느 밥상 위에서도 튀지 않고, 그러나 빠질 수 없다. 그 조용한 힘이 있다. 요즘 정치판을 보면, 너무 많이 말하고, 너무 쉽게 사라진다. 잠시 반짝이는 말, 요란한 퍼포먼스에 사람들은 눈을 돌리지만, 끝까지 남는 건, 조용히 일하던 사람들이다. 크게 말하지 않아도, 자기 자리를 지키는 사람. 두부처럼 말이다. 세 가지 요리를 만들면서 생각했다. 나는 어떤 사람이고 싶은가. 빨간 양념을 두른 조림이어도 좋고, 국물 속에서 배추와 함께 조용히 끓고 있.. 2025. 5. 21.
엄마가 된 날, 아들의 생일상 한상차림 - 전복미역국,소갈비찜,나물들 전복미역국과 갈비찜, 첫째 아들의 생일상 이야기 오늘은 저희 집 첫째아들의 생일입니다. 아들이 태어나던 그날, 저 역시 엄마가 되었지요. 해마다 이 날만 되면, 축하받아야 할 사람은 아이지만 저는 괜스레 제 마음이 더 울컥하곤 해요. 그래서 올해도 어김없이 생일상을 차렸습니다. 급하게 준비하느라 손질과정은 남기지 못했지만, 오래 끓인 국물, 뜨겁게 피어오르는 김, 그리고 한 상 가득한 그 모습들을 담아봅니다. • 전복미역국 전복은 따로 내장을 떼고 손질한 뒤, 참기름에 볶은 미역과 함께 오래 끓였어요. 감칠맛 가득한 국물은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메뉴랍니다. • 소갈비찜 진한 양념에 푹 졸인 소갈비. 촉촉하게 잘 익어 밥 위에 얹어 먹기 참 좋았어요. .. 2025. 5. 19.
콩나물 한 봉지의 3가지 태도 콩나물 한 봉지로 완성한 아침(콩나물요리 3가지) 냉장고에 남아있던 콩나물 한 봉지. 양은 많지 않지만, 이걸로 아침 한 끼를 꾸려보기로 했다. 어묵콩나물국, 콩나물돼지불고기, 콩나물크래미무침. 서로 다른 메뉴지만, 공통된 재료 하나가 이 밥상을 잇는다. 어묵콩나물국은 조용한 국이다. 어묵이 낸 감칠맛 위에 콩나물이 더해져 국물은 맑고, 속은 따뜻해진다. 끓는 물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콩나물처럼, 조용히 중심을 잡아주는 맛이 있다. 콩나물돼지불고기는 정반대다. 진한 양념과 고기의 기름진 맛 사이에서 콩나물은 아삭한 식감으로 균형을 잡아준다. 자극적인 맛을 중화하면서도, 그 안에서 자기 몫의 맛을 지켜낸다. 콩나물크래미무침은 마지막 방점이다. 식초를 약간 넣은 무.. 2025. 5.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