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정성이 오늘을 살립니다.
어제 , 정성껏 끓인 소갈비찜.
큰 냄비 한 가득 푸짐하게 만들었지만 역시나 남았고,
먹다 남은 갈비찜은 늘 애매한 존재가 됩니다.
다시 데워 먹자니 새롭지 않고, 버리자니 아깝고.
그래서 오늘 아침,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식탁에 올려보기로 했습니다.
뼈를 발라내고 고기를 결대로 잘게 찢고,
당근, 양파, 주키니호박, 파프리카 같은 자투리 채소들을
곱게 다져 넣었어요.
갈비찜 국물까지 넣어 자작하게 끓이다 보면
조림 같기도 하고, 카레 같기도 한
새로운 덮밥 소스가 완성됩니다.
적당히 졸아들고 걸쭉해졌을 때
밥 위에 수북이 올리고
하얀 깨를 솔솔 뿌려 마무리하면
그럴듯한 한 끼가 탄생하죠.
소갈비찜의 깊은 맛은 그대로 남아 있고,
채소의 식감과 단맛이 더해져
조금 더 부드럽고 친근한 맛이 되었어요.
식구들 반응은 어떠했냐고요?
다들 처음 먹어보는 요리 같다고, 맛있다고
한 그릇 뚝딱 비워냈답니다.
때로는 남은 음식으로
처음보다 더 맛있는 한 끼를 만들 수 있다는 것.
오늘 아침, 그걸 다시 한번 느꼈습니다.
'밥상일기 > 밥상 위의 세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끓이는 아침, 또 익어가는 마음...그리고 시월드이야기 (31) | 2025.05.22 |
---|---|
조용한 반찬이 제일 오래 간다, 두부처럼 (18) | 2025.05.21 |
엄마가 된 날, 아들의 생일상 한상차림 - 전복미역국,소갈비찜,나물들 (14) | 2025.05.19 |
얼갈이 단배추요리, 조용히 꼭 있어야 할 것들 (10) | 2025.05.16 |
콩나물 한 봉지의 3가지 태도 (4) | 2025.05.15 |